촘촘한 이탈리아 여행을 마무리하고,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을 둘러보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
가는 도중 난기류에 휘말려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렸고, 나도 모르게 '이렇게 세상과 이별을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짧은 시간 그동안 추억들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대학 입학, 축제, 졸업, 취직, 결혼식, 출산 같은 즐거운 순간들이 바쁘게 머릿속을 지나갔다. 죽음을 눈앞에 두면, 인생이 필름처럼 순식간에 돌아간다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나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증거 이리라! 무서워 하는 아이를 다독여줬고, 손을 꼭 잡아 줬다. 다행히 비행기는 무탈하게 독일에 도착했다. 음... 독일은 특별한 것이 없이 그냥 깨끗하고 정갈한 느낌이었다. 물론, 공기는 대단히 신선하고 좋았다. 이탈리아가 너무 더워서였는지, 독일은 시원하다 못해 추웠다. 저녁 늦게 도착한 일행은 바로 숙소로 향했다. 내일부터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를 1박 2일 일정으로 보게 된다고 했다.
아침에 깨어보니, 호텔은 깔끔했고, 우리나라의 공항근처 호텔을 간 느낌이었다. 위치는 잘 모르겠으나, 아주 도심에서 숙박한 것 같지는 않았다.
이동하여 간곳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생가와 뢰머광장!
나는 문학도가 아니다 보니, 딱히 괴테의 생가가 궁금하진 않았지만, 그 옛날 시절 유명했던 분이 살았던 곳이라고 하니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괴테의 생가는 일정상 들어가 보지는 못했고, 입구만 구경했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내부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자유여행은 내 생각에 따라 일정을 조절할 수 있는데, 단체여행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뢰머광장은 과거 우리나라 차범근 선수가 독일에서 선수로 있을때 이곳에서 시상을 하고 인사를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동유럽 쪽으로 오니,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와는 다른 모습의 건축양식을 볼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아서 일 테지만, 꼭 장난감 마을 같았다. 우리나라에도 남해에 가면 독일인 마을이 있으니, 그곳에 한번 가봐야겠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것!
차량으로 지나던 중 그리 크지 않은 작은 공원을 만났다. 근데 그 공원의 나무에는 죄수옷에 죄수번호가 새겨진 천이 나무에 입혀져 있었다. 족히 몇십 그루는 넘어 보였다. 너무도 궁금해 현지 가이드에게 문의해 보니, 일정 주기가 되면, 독일인이 유대인 학살과 세계 2차 대전을 일으켜 발생한 희생자를 향한 사죄의 뜻으로 행해지는 퍼포먼스라고 했다.
너무 놀라웠다. 이미 많은 시간이 흘렀고, 똑같이 전쟁을 일으킨 나라들은 전혀 그 전쟁에 대한 미안함도 없이 지내고 있는데, 그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더불어 후손에게 같은 일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일으키는 교육과 국민성은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다.
너무나 많은 피해를 주고도 반성은 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숨기려 하는 일본과는 너무 대조적이었다. 일본의 제국주의 정치인들을 독일로 보내 교육시키고, 피해를 준 사람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워오게 해 실천하게 하고 싶었다. 같이 간 일행중에 초.중.고생들이 상당히 있어, 눈과 맘에 잘 담아뒀으리라 생각한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독일의 퓌센이다. 이곳은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백조의 성이 있는 곳이다.
성 내부를 볼 시간이 없어, 높은 전망대에 올라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시간이 되어 내부에 들어가 봤으면 좋았을 텐데, 겉의 성만큼이나 내부도 모두 백조가 관련된 장식과 그림으로 가득하다니, 그 성주의 취미가 남달랐던 모양이다.
독일은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빼고는 문화적으로 크게 볼 만한 것이 없다. 음식도 앞에서 관광한 곳 중에서도 가장 별로 였다. 아? 독일 맥주! 같이 간 일행들은 숙소에서 독일산 맥주를 많이 마셨다. 물론, 나도 맛은 보았으나 술맛을 잘 모르는 나는 그 맛이 그 맛이었으니...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다..ㅋㅋ
다음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는 스와로브스키의 본점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아래의 사진처럼 도로 위로 전기로 다니는 대중교통이 있다. 도로를 차량과 트램이 같이 사용하는 것이다. 아이는 신기했는지, 사진으로 열심히 찍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일제 강정기 때 사용되고, 지금은 대부분 모두 지하와 되어, 볼 수 없는 시스템이기에 나도 한컷 찍어봤다. 꼭, 우리나라 대형 영화 촬영장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이탈리아, 프랑스에서는 종종 봤던 장면이었는데, 오스트리아의 한 가계에서 이렇게 오픈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를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시원한 바람과 알맞은 온도, 듣기 좋은 음악은 한 동안 그 자리에 서서 감상할 수밖에 없게 했다. 잠시지만 나 혼자 여행을 온 듯한, 너무도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하는 순간이었다.
일행은 독일, 오스트리아를 바쁘게 관광하고 숙소에 도착했다. 이탈리아에 비하면 너무나도 단조롭고 무난한 건축양식이었다. 특징이 있다면, 대부분 베란다가 있었고, 그곳에서 꽃과 식물들이 기르고 있었다.
오스트리아는 대단한 숙박시설이 없었다. 여행상품에는 분명 5성급 호텔에서 숙식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우리라나 여관 같은 곳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다. 이런 시설이 최대라고 하니, 어쩌겠나?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그냥 수긍할 수밖에... 나중에 이곳에 다시 들릴 기회가 된다면, 정말 그런지 알아보리라...ㅎㅎ
이곳에서 놀란 것은 아침이었다. 아침에 교회 종소리에 잠이 깨 일어나 숙소 밖을 보니, 교회와 교회 마당에 묘지가 있는 것이 아닌가? 주변을 둘러보니, 교회 대부분이 묘지를 포함하고 있었다. 뭐,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우리나라와는 달리 묘지 시설을 기피시설이 아닌, 같이 사는 생활공간으로 여긴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이렇게 눈앞에 보이니, 을씨년스럽고, 이상했다. 그래도, 우리나라 무덤처럼 너무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마을 주민들이 모두 이용하는 곳에 무덤이 있어, 가족들은 수시로 그곳을 찾아볼 수 있어, 편의성이 좋아 보였다. 일년에 1~2번 가는 무덤보다는 늘 수시로 찾아 볼 수 있는 곳에 가족이 있다면, 나쁘지 않을 것도 같았다.
이제, 대망의 코스 스위스 융프라우로 간다!!
예전에는 곤돌라를 타고 올라갔다 왔는데, 이번에는 철도를 타고 올라간다고 하니, 좀 더 자세히 풍광을 즐겨 볼 수 있으리라..
이 모든 것이 아이의 머릿속에 깊이 남기를... 내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길 기대해 본다..
워킹맘으로 살아남기 19탄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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