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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해외생활,자유여행

아이와 함께 영국 돌아보기(영국택시/2층버스/히드로 공항)

by +*#$ 202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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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않은 유럽여행경비의 지출로 힘들어하는 남편에게 제안을 했다. "어학연수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일을 하고, 유럽여행에 들어간 돈을 갚을 테니, 빌려서라도 유럽여행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해 달라"라고 큰소리를 친 것이다. 아이와 집에서 시간을 보낸 지 벌써 4년!! 물론, 이미 내 나인 집으로 복귀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 있었다. 어디서 그런 무모한 생각이 나왔는지 지금 생각해도 용감했다. ㅋㅋ

 

그렇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한국에서 들어오는 유럽투어팀에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내가 한국에서 들어오는 유럽투어팀을 선택한 이유는, 자유여행을 할 만큼의 충분한 시간과 여유도 없었지만, 영어로 투어 하는 팀에 들어가게 되면, 아이가 충분한 이해를 못 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 물론, 나 역시 한국어 설명이 훨씬 편하고 좋다.

 

25살 때 친구들과 유럽을 방문해본 경험이 있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을지 많이 궁금하기도 했고, 그때 내가 본 문화재, 건물, 시설 등은 모두 그대로 일까'하는 나름의 궁금증과 설렘으로 영국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투어팀의 가이드 연락처를 받아, 히드로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아이와 난 캐리어를 찾아 그곳에서 한국팀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아무리 비행편을 확인해 봐도 한국에서 들어오는 비행편이 뜨질 않았다. 그래서, 뭔가 내가 착각과 실수를 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공항 역무원에게 그 비행편 들어오는 시간을 확인하니, 아직 1시간이 더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근데, 이곳이 아니고 제2터미널에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 그때의 망막함은... 낯선 환경, 늘 안전한 여행 패키지 상품만을 선호해 알아서 데리고 다녀주는 여행만을 해본 나는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되었다. 몰타에 들어오는 과정에도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지금은 나와 아이 둘 뿐이지 않은가?? 난,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공항에 있는 역무원 및 영국 사람에게 제2터미널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여러 번 물어봐야 했다.

 

사실, 우리나라도 지금은 제2터미널이 생겼지만, 그때는 제1터미널만 있었고, 제2터미널은 공사중이어서, 우리나라처럼 큰 공항이 1개만 있는 것으로 착각! 내린 곳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정말 난 우물 안 개구리였다. 우리나라에 제2터미널이 없었으므로, 이동시 터미널 전용 열차를 타야 하는 것도 당연히 알 수가 없었다. 계속 물어보는데 자꾸 열차를 타라고 해서, '아니, 밖으로 나가면 일행을 만날 수가 없는데 어쩌란 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한 3번쯤 물어봤을까? 그제야 터미널 전용 열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간신히 서울에서 들어오는 투어팀 도착시간에 맞추어 갈 수가 있었다. 

영국 히드로공항 터미널 전용 열차 승강장

아이는 내가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엄마, 여행가방은 내가 끌고 엄마를 따라갈 테니, 엄마는 잘 물어보고 목적지까지 찾아갈 방법을 생각해 봐" 이러는 것이다. 13살밖에 안된 작은 아이가 어찌나 고맙고 의지가 되던지... 난,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해결해 나갔다.

 

터미널전용 열차안에서

서울의 투어팀을 만나기 전 몇 시간 동안 아이와 난 시트콤 드라마 한 편을 찍고,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서울에서 들어오는 유럽투어팀을 만났다. 투어팀이 도착한 시간은 영국시간 저녁 9시쯤 되는 시각이었고, 바로 런던에 있는 노보텔 숙소로 향했다.

 

투어팀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의 안정을 찾았고, 1달 동안 듣지 못했던 한국말을 많이 들으니, 반갑기도 했고, 즐거웠다. 이래서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ㅋㅋ

 

다음날부터는 영국의 대영박물관, 웨스트민스턴 사원, 빅벤, 타워브릿지, 런던탑 등을 관광하게 될 예정이었다. 숙소로 가는 중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에 아이는 TV에서만 보았던, 런던 시내와 빨간색 이층버스를 보며, 엄청 신기해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도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이층버스를 도입했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대중교통 이용 시 이층버스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니, 아이가 신기해할 만도 했다. 그리고, 차량의 운전석이 한국과는 반대방향인 오른쪽에 있으니, 차량의 통행도 한국과는 반대 방향이어서, 많이 신기해했다. 

 

여기서 가이드에게 들었던 그 유래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예전 마차가 통행수단일 당시, 마부가 오른편에 앉아 채찍을 휘둘렀던 것을 기초해 차량의 자석을 만들었다고 했다. 듣고 보니, 너무 상식적인 수준에서 만들어진 것이 맞는데, 그 외의 나라는 왜 영국의 차량을 벤치마크하여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었다. 사실, 이 궁금증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나의 게으름 탓인 걸로... ㅋㅋ

 

내가 영국에 가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영국에서만 볼 수 있는 차! 영국 택시다. 그 차량은 해외로 수출이 금지되어 있다고 했다. 이유는 영국 정부는 영국 하면 생각나는 상징적인 것을 만들고자 했고, 영국을 방문한 사람들만이 그 차량을 직접 볼 수 있고 탑승할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외국 사람들은 참! 별것을 가지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택시

 

영국시내 택시 운행모습

 

이렇게 무사히 투어팀에 합류하여, 숙소에 도착한 나는 다음날 관광일정 및 출발시간을 안내받고, 숙소에 들어가 씻지도 못한 채 잠이 들었다. 역시, 좋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워킹맘으로 살아남기 14탄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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